프라하 출신 작가 프란츠 카프가의 단편집이다. ‘변신’은 어느날 아침 해충으로 변한 그레고르의 이야기이다. 가족들은 침대에서 꼼짝하지 못하는 그에게 등을 돌린다.
그는 평소 열심히 일하면서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해 왔던 그였지만 주변인들에게 짐짝과도 같은 취급을 받다가 결국 비참함과 소외감 속에서 아버지가 던진 사과를 맞고 죽게 된다.
젊은 세일즈맨 그레고어는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니 한 마리 흉물스런 벌레가 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한다. 그가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자 가족들은 출근도 안 하고 꾸물대는 그를 심하게 나무란다. 물론 그가 몸을 일으켜 문 밖으로 나갔을 때 가족들은 모두 경악에 빠진다. 그 후 그의 벌레로서의 비참한 생활이 시작된다.
그레고어의 집은 아버지가 돈을 벌지만 집에 하숙생을 두어 생계를 꾸려가기도 한다. 그런 가족들에게 그레고어는 장애물일 뿐이다. 누이동생이 하숙생들 앞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들으러 나간 그레고어는 음악에 대한 자신의 예민한 감수성을 발견하지만, 그를 하숙생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가족들에 의해 방에 감금되고 만다.
이튿날 청소를 하러 온 가정부가 죽은 그레고어를 발견하고 가족들에게 알린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카프카의 ｢변신｣은, 급변하는 산업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소외와 비극성을 그린 소설이다. 환상과 현실이 결합된 이 작품에는 19세기 독일이라는 현대 사회의 상황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912년 집필하여 1915년 월간지에 게재하여 같은 해 12월 책으로 출판되었는데, 20세기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라 불리는 카프카는 이 작품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카프카의 ｢시골의사｣는 혹독하게 추운 겨울을 배경으로 하여 어려운 상황에 부딪힌 시골 의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눈보라가 몰아치는데 멀리 떨어진 마을에서 중환자가 의사를 기다린다.
그러나 마차를 무리하게 움직이다 말이 그만 죽어버린다. 말을 빌리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지만 의사에게 도움을 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마술을 부린 듯이 한 마부가 말을 끌고 와 있는 게 아닌가. 그러자 또 한 가지 문제가 의사를 괴롭힌다. 어린 나이의 하녀를 남겨 두고 떠나야 하는 상황이 그것이다.
의사는 되도록 빨리 일을 마치고 하녀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그것이 뜻대로 안 된다. 이처럼 이 소설은 하녀를 버린 채 환자에게로 달려갔다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도무지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 무능력에 대한 비난이 두려워 그곳을 빠져나오지만 자신의 집으로도 돌아갈 수 없는 의사의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그 어디로도 소속되지 못하면서 중간 지대를 도는 현대인의 운명을 보여준다. 이처럼 카프카의 소설은 현대인의 황폐한 정신적 상황을 날카롭고 개성적으로 해부한다.
우리 학생들은 이 작품들을 읽으면서 자기의 존재 의미를 잃고 살아가는 소외된 현대인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발견하게 되고, 나아가 소설이 한 시대를 보여주는 거울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변신하여 살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우리는 지금 어떤 중간 지대에 살고 있는 것일까? 지금도 우리 모두에게 카프카가 던지는 질문이다.
- 유성호 (한양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