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미국의 위대한 저술가이자 사상가인 소로우의 대표작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를 더해가고 전 세계 독자들을 끊임없이 각성시키는 고전이다. 이 책은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소로우가 안정된 직업을 포기하고 1845년 월든 호숫가의 숲 속에 들어가 통나무집을 짓고 밭을 일구면서 소박하고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담아 2년간에 걸쳐 시도한 산물이다. 대자연의 예찬이자 문명사회에 대한 비판이며, 그 어떤 것에 의해서도 구속받지 않으려는 한 자주적 인간의 독립 선언문이기도 하다.
환경에 대한 관심은 오랜 역사를 통해 지속되어 왔으며,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커지고 있다. 환경이라는 용어는 다양한 의미를 갖지만, 그중 자연환경은 인간과의 상호작용 측면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최근 환경과 관련하여 ‘환경 문제’, ‘지속 가능한 발전’, ‘환경 보호’, ‘환경 생태’ 등의 다양한 이슈가 제시되고 있으며, 생활 속에서 환경과 관련한 실제적 체험과 실천 노력이 수행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환경 관련 이론 및 담론 연구는 환경 문제 및 해결에 대한 심층적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다.
자연은 인간의 등장 이전부터 존재하였고,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적으로 변화하여 왔다. 자연은 인간에게 많은 이로움을 주었다. 곧, 인간이 살 터전을 마련해 주었고, 먹을 음식을 제공하였으며, 인간이 누릴 문명의 토대가 되었다. 그리고 자연은 인간에게 경제적, 물질적 도움 외에도 빼어난 자연경관과 더불어 정신적, 심미적 아름다움을 제공해주며, 문제 발생 시에는 스스로 회생 및 치유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산업화, 기계화, 근대화, 도시화에 따라 인간은 자연을 파괴하였고, 소중한 자연 자원을 남용하였다. 그 결과 자연은 더 이상 회복되기 어려운 커다란 환경 파괴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그동안 자연과 교감을 이루었던 인간의 삶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여,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최근 일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환경 보호 및 지속 가능성은 인간의 문명사회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환경 보호 관점은 데이비드 소로우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즉, 1817년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난 소로우는 환경 보호 운동의 실질적인 주창자 중의 한 사람이며, 자연사, 환경주의 등과 관련한 저술을 통해 후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가 저술한 월든이라는 책은 환경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책의 하나로서, 인간이 주변의 자연 환경 속에서 소박한 생활을 하도록 제언하고 있다.
1854년 첫 발간 후 가장 유명한 베스트셀러가 된 『월든』은 초자연주의자 소로우가 스스로 숲의 오두막 생활 속에서 터득하고 체험하였던 환경적 사고를 기술한 것으로, 자연 속에서의 삶에 대한 연대기적 경험을 잘 나타내고 있다. 소로우는 인간은 자연에 대한 지나친 욕심보다는 스스로 소박한 삶과 자기만족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통해 파괴된 자연을 치유하고, 자연 속에서 인간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환경에 대한 태도는 각박한 도시와 문명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물론 우리의 삶이 선사 시대 자연 환경 속에서의 삶과 같을 수는 없지만, 문명화 속에서 파괴된 우리의 삶을 더욱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고, 치유를 통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자연에 대한 사랑과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인식을 통해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계속 가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함께 우리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환경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 현대인에게 유익한 도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신정엽 (서울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