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에 간행된 조지 오웰의 대표작이다. 어떤 농장의 동물들이 늙은 돼지 메이저의 부추김에 빠져 농장주의 압제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켜 인간의 착취가 없는 `모든 동물이 평등한 이상사회`를 건설하지만 지도자층의 변질로 동물들이 옛날보다 더 혹독한 여건하에서 혹사를 당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결국 동물사회도 인간사회와 별 차이가 없는 것이 되고 만다고 하는, 권력과 스탈린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풍자소설이다.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1945년에 발표되었다. 1944년 2월에 완성하였으나 영국이 소련의 눈치를 보았기 때문에 1945년 8월에 가까스로 출판되었다. 오웰은 소련의 권력 투쟁 과정에서 이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 소설은 농장에 있는 동물들이 반란을 일으켜 인간 농장주를 쫓아내면서 시작된다. 지능이 가장 뛰어난 돼지가 농장의 지도자가 되고 다른 동물들은 각자 능력에 따라 살아간다. 농장 이름도 ‘동물농장’으로 바꾼다. 하지만 착취자인 인간을 추방하면 모든 동물들이 평등하게 살 것이라고 믿었던 애초의 꿈은 좌절되고, 농장은 오히려 돼지가 통치하는 독재 체제로 차츰 굳어져 간다. 결국 ‘동물농장’은 그들 스스로 악이라고 규정했던 상태로 돌아간다.
이러한 상황 설정은 오웰의 또 다른 작품 <1984>에 나타난 전체주의 사회의 독재 체제와 매우 비슷하다. 작가 오웰은 스탈린에 의한 혁명의 변질, 그리고 숙청과 독재 등 공산주의 역사에 대해 신랄한 비판의 칼을 댄 것이다. 이처럼 이 작품은 최초로 스탈린주의를 비판한 풍자소설로서, 정치권력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그린 최고 명작이다. 출간 이후 세계적인 스테디셀러가 되었고, 하버드대학에서도 필독서로 지정한 바 있다.
이 작품은 현대 국가에서 운영되는 권력의 성격에 주목하고 있다. 오웰은 권력의 무서운 힘을 탐구하고, 그것이 저지르는 죄악에 대해 반대하는 작품을 쓴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작품은 날카로운 안목의 정치소설이자 우리 인류가 귀담아 들어야 할 윤리적 선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동물농장에서 일어난 일들은 과거의 어떤 사건들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역사적 사건들을 풍부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만큼 이 작품은 전체주의가 성립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세계 도처에 존재하는 독재 권력을 경고하고, 나아가 인간이 진정하게 추구해야 할 가치를 역설하고 있다.
20세기 초 전체주의 흐름을 바라보면서 진정한 자유주의를 꿈꾸었던 작가 오웰은, 처음 의도가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하더라도 권력이 집중되거나 왜곡되면 점점 타락하여 백성들을 감시와 압제 아래 두게 될 뿐이라는 점을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두루 알다시피, 우리는 전체주의와 싸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고대로부터 강대국의 침입과 맞서 싸웠고, 일제 강점기에는 제국주의에 시달리면서도 그 전체주의에 동화되지 않고 광복을 맞이했으며, 광복 후에도 밖으로는 공산주의와 안으로는 독재 체제와 싸워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 학생들은 이 작품을 읽으면서 참으로 가혹한 시대를 지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전체주의가 얼마나 심각한 사회적 악인지를 경험하면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더욱 건강하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유성호 (한양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