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경제 지식을 동화로 풀어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이다. 백설 공주와 일곱난쟁이, 신데렐라 등 아이들이 익히 알고 있는 동화 7편을 각색하여 어려운 경제 내용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기업의 경영자로 거듭난 백설 공주는 기업가 정신과 올바른 생산-소비에 대해서 알려주고, 각고의 노력 끝에 프로그래머가 된 신데렐라는 선택과 기회 비용, 지적 재산권과 특허의 개념을 설명해준다. 또 우주모험을 떠나며 희소성을 배우는 잭과 콩나무, 럼플십스킨에게서 배우는 자유방임주의, 상충관계를 알려주는 테디우스, 퍼그 세자매를 통해 배우는 탄력성, 시장실패와 못난이 송아지의 80일간의 세계일주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러한 짤막한 동화를 통해‘생산과 소비’와 같은 경제의 기본 개념에서부터 시장 경제와 기업, 직업 선택과 자산 관리, 보이지 않는 손, 노동 시장과 노동력, 탄력성이나 상충과 균형, 경제 기초 원리 등 다소 어려운 경제학적 개념이지만 10대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경제 지식을 알려준다.
경제적으로 생각하고, 합리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10대 청소년들은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읽을 수 있다.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 우리에게 너무나 친근한 서양의 동화를 이리저리 흔들어보았더니 경제학의 개념과 법칙이 쏟아져 나왔다! 쉽게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이겠지만, 『10대를 위한 재미있는 경제동화』는 바로 이러한 기발한 시도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에는 백설공주 이야기 이외에도, 신데렐라, 잭과 콩나무, 아기돼지 삼형제 등의 동화가 아주 기막히게 각색되어 전개된다.
사실 이 책 각 장의 내용을 살펴보면, 저자가 원저인 전래동화의 이야기 구조를 얼마나 창의적으로 그리고 현대적으로 각색했는지에 관해 우선 놀라게 된다. 제 2장의 ‘신데렐라, 전문가의 꿈’ 편을 예로 들자면, 신데렐라는 계모의 구박을 받으며 하녀 노릇을 하는 처녀가 아니라, 굴뚝 청소 전문 회사 ‘뉴 앤 클린(New & Clean)’의 직원이며, 계모는 이 회사의 사장, 그리고 계모의 두 딸들은 기획이사와 영업이사로 등장한다.
그리고 신데렐라는 요정의 도움으로 아름답게 변신한 후 밤 무도회에서 왕자와 인연을 맺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래머로서의 실력을 차근히 쌓아가다가 컴퓨터 프로그래밍 전문가인 어느 왕국의 왕자의 눈에 띄어 그 왕국에 스카우트되는 행운을 얻는다는 결말에 이른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새로운 이야기 구조는 결과적으로 경제학적 개념의 학습을 위한 장치임이 드러난다. 각색된 현대적 동화 속에는 주요 경제학적 주제와 개념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의 목적은 청소년들이 경제 동화를 통해 경제학적 지혜를 습득하도록 돕는 것이라 정리할 수 있다. 동화라는 소재의 특성, 익숙한 캐릭터(인물)의 등장, 그리고 현대적인 각색은 이 책의 커다란 장점으로 인정될 수 있다. 경제학적 개념들이 현대적 동화의 이야기 구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만든 저자의 감각 역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 책은 청소년과 교사 모두를 위해 추천하고 싶은 기발한 경제 도서임에 틀림없다.
이 책의 내용을 참고삼아, 우리 청소년들이 자신이 이해한 경제학적 개념을 창의적으로 활용해 또 하나의 경제 이야기(또는 경제 소설)을 구상해 내는 장면을 상상을 해 보니 필자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 조대훈 (성신여자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